“영화 ‘미쓰백’의 백상아와 지은이를 안아주고 싶었어요.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 아픈 마음이 앞서 작품을 선택했는데, 시사회 전날이 되니 잠이 안 왔어요.”
배우 한지민(36)이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미쓰백’에서 어릴 적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된 백상아 역할을 맡아서다. 외롭게 살아가던 백상아는 자신처럼 학대를 당하는 아이 김지은을 구하려 세상과 맞선다.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한지민은 “영화의 아픈 사연이 마음에 끌려 역할 변신에 거리낌이 없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한지민은 노랗게 물들인 머리와 짙은 립스틱, 화려한 패턴의 의상을 선보인다. 흡연이나 욕설 장면도 자주 등장해 평소 그의 이미지와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제 이미지에 대한 우려는 없었어요. 그게 다듬어지지 않은 어른인 백상아의 모습이고, 그가 소통하는 방식이거든요. 사람답지 않은 부모를 두고 어떻게 욕을 안 할 수 있었겠어요. 상아의 감정에 집중해 합당한 선에서 표현이 됐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도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기부로 ‘천사’로도 불리는 한지민은 배우의 목소리가 가진 힘으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누구나 아동학대 뉴스를 접한다면 슬퍼하고 분노할거에요. 저의 할머니도 어릴 때 불우이웃 돕기 광고를 보면 꼭 전화해 2000원씩 기부를 하셨습니다. 금액이 크던 작던 마음은 같다고 생각해요. 배우다보니 저의 목소리에 많은 분들이 귀를 기울여주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