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김재훈 지음/272쪽(1권)·320쪽(2권)·328쪽(3권)·5만3000원·휴머니스트
이 책의 첫 장은 자연철학자로서의 아리스토텔레스를 다룬다.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을 정립한 그의 자연과학 체계는 2000년 이상 과학의 표준으로 군림했다. 그 가운데엔 틀린 것으로 밝혀진 부분도 적지 않지만 그의 이론을 깨뜨려나가는 과정이 곧 근대과학의 발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와 요하네스 케플러의 사연도 흥미롭다. 케플러의 수학적 재능을 알아본 브라헤는 자신이 연구한 천동설을 더 공고히 해줄 것이란 기대와 함께 평생을 바쳐 축적한 관측 자료를 케플러에게 넘긴다. 그러나 케플러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지동설에 따른 행성 운동법칙을 발견해낸다. 천동설 신봉자가 지동설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