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완화 시기 놓고 날선 신경전 김정은, 폼페이오 면담후 방러說… 최선희, 美회담 앞서 중-러와 협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7일 평양 방문을 앞두고 ‘제재 완화 시기’에 대해 북-미가 벌이는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신뢰 조성과 관계 개선을 위한 ‘상응조치’로 미국의 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미국이 제재 정책에 일부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논평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반영된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조치는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 표현으로서, 미 행정부는 그에 사의를 표시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면서 “미국이 협상 상대의 선의적인 조치와 화해의 손길에 ‘제재 유지 강화’라는 가시몽둥이를 내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인사불성이고 무례무도한 처사인가”라고 했다. 이어 “제재 타령으로 신뢰 조성과 관계 개선에 그늘을 던지는 미국의 온당치 못한 태도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회귀시킬 수 있다”고 압박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물밑 접촉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이행하면 미국이 제재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핵’ 제조 능력이 불가역적으로 폐기되는 만큼 미국도 종전선언 이상의 확실한 보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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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 이후 북-러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항공 정보에 따르면 고려항공 일류신-76 화물기 3대의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이 이례적으로 편성돼 있어 회담 관련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선희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외무성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조중(북-중) 쌍무협상과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로(북-러) 쌍무협상, 조중로(북-중-러) 3자협상에 참가하기 위하여 4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했으나 추가적인 회담 일정과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올해 들어 북-중-러 3자 협의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