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 “제재가 불신 증폭”, 美국무부 “北과 대화중” 신중 반응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유엔총회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 우리가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미국에 종전선언을 거듭 압박했다. 또 “제재가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대북제재 해제 요구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었다. 10월 초·중순으로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 기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리 외무상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의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에만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미국이 선(先)비핵화만 주장하면서 제재·압박 도수를 높이고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며 “(6월 싱가포르) 조미(북-미) 공동성명이 미국 국내 정치의 희생물로 된다면 예측 불가능한 후과의 가장 큰 희생물은 바로 미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해 온 대북제재에 대해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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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