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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어 경기도 ‘독자 노선’… 정부 공급물량 예상 못미칠수도

입력 | 2018-09-21 03:00:00

[21일 주택공급 대책 발표]지자체 반발에 꼬이는 주택정책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시내 주택 신규 공급에 필요한 땅 확보 방법을 두고 막판까지 견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가 검토 중인 유휴 용지 중 한 곳인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정부가 21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는다. 대출, 세제 규제를 강화한 9·13부동산대책에 이어 주택 공급을 늘리는 구체안을 내놓는 것이라 향후 집값 안정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땅을 내놓아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심해 기대했던 만큼 공급 내용을 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대책 발표 하루 전인 20일 밤늦게까지도 정부와 밀고 당기기를 되풀이했다. 이날 경기도는 앞으로 도가 주도하는 주택공급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정부 조율역량 한계 드러낸 공급대책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8·27부동산대책에서 수도권 내 30개 공공택지를 추가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첫걸음부터 꼬였다.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본인 지역구인 경기 과천·의왕 지역을 포함한 8개 수도권 공공택지 예정지 명단을 공개해 버렸다. 과천 등 해당 지역 주민들이 즉각 격렬하게 반대했다.

다른 지자체의 반발도 예상보다 컸다. 국토부 당국자들은 17일 청와대에서 서울시 측과 만나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논의했지만 서울시의 ‘불가’ 의견을 꺾지 못했다. 서울시는 20일까지도 그린벨트 해제 대신 유휴지 개발과 용적률 상향을 통한 주택 6만2000채 추가 공급 방안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벨트를 풀면 위례신도시처럼 대규모 택지를 조성할 수 있지만 유휴지는 자투리땅이 대부분이다.

주택 공급의 ‘정부안 비토’ 움직임은 경기도에서 정점을 찍었다. 경기도는 국토부 대책 발표 하루 전인 20일, 지난해 말 현재 37만6000채인 도내 공공임대주택을 2022년까지 57만6000채로 20만 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중 10만 채는 국토부가 발표할 공급대책과 겹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춘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앞으로 입지 선정을 하기 전에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을 것이라면 정부가 (주택 공급에서) 손을 떼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주택정책에 관여하면서 “누가 선장인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여당과 지자체가 제대로 된 합의 없이 공급대책을 내놓으면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택정책에서 원보이스(한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없이 6만2000채 공급”

지자체의 비협조로 이번 공급대책의 물량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2, 3차 공급대책을 추가로 내놓아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서울시가 계속 반대할 경우 그린벨트 해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 대신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터, 구로구 구로동 구로차량기지, 도봉구 방학동 도봉소방학교 터 등 도심 유휴지 20곳을 활용해 1만5000채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상업지역 주거비율과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높여 4만7000채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당초 국토부 요구(서울 내 5만 채)보다 더 많은 6만2000채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 명단이 유출된 경기도 7개 도시 8개 공공택지가 이번 대책에서 상당수가 정식 택지지구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명, 의정부, 시흥, 의왕, 성남시 등은 관계기관 협의를 끝냈다. 과천, 안산은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2, 3차 대책에서 택지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4만 채가량이 공공택지로 추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명 jmpark@donga.com·권기범·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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