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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비공개 메시지, 美에 전달 가능성

입력 | 2018-09-20 03:00:00

공동선언에 없는데… 트럼프 ‘北, 핵사찰 합의’ 트윗 왜
선언문에 나오는 ‘추가조치’ 주목… 핵 신고서 제출 등 합의했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이 공개된 지 1시간 만에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남북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북한이 핵 사찰(nuclear inspection)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김정은이 내놓은 비공개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돼 온 ‘핵 사찰’은 핵무기와 핵물질, 핵시설 등을 신고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직접 검증하는 과정을 뜻한다. 북한이 이런 의미의 핵 사찰에 합의했다면 트럼프가 종전선언의 대가로 김정은에게 요구해온 핵 신고서 제출에 어느 정도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이나 기자회견에는 들어 있지 않다. 김정은이 비핵화와 관련해 공동선언에 합의한 내용은 △국제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을 영구 폐기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해 나간다는 두 가지가 전부다.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의 참관을 핵 사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비공개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핵 사찰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중재자인 문 대통령을 통해 비밀리에 전달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핵 사찰을 언급하면서 ‘최종 협상에 부쳐질(subject to final negotiations)’ 핵 사찰이라고 설명을 달아 놓은 부분도 주목된다. ‘최종 협상’이 북-미 정상회담인지, 아니면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결정할 미국의 상응 조치 관련 협상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공개하지 않은 모종의 의제가 있었다는 추측은 가능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인 조치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북-미 협상을 지켜보면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