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엔텍 등 ‘워라밸’ 우수 중소기업 10곳 선정 회사 다녀본 사람들이 직접 평가
게임업계에는 ‘크런치 모드’란 말이 있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밤샘도 불사하며 장시간 집중 근무를 하는 시기다. 60명이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 게임개발사 ㈜에이스프로젝트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 회사 근로자는 ‘스케줄 거부권’을 갖고 있다. 크런치 모드 때도 직원들의 피로가 쌓이면 해당 업무의 마감 기한을 자율적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야근을 한 다음 날은 늦게 출근하거나 초과근로를 적립해 뒀다가 대체휴가로 쓸 수도 있다. 연가 사용도 자유로운 편이라 지난해 직원 1인당 17.6일씩 휴가를 갔다. 국내 임금근로자의 평균인 7.9일의 2배다. 전체 근로자의 20%는 육아, 자기계발 목적으로 유연근무제도 활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취업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은 에이스프로젝트를 포함해 ㈜동화엔텍, 디와이㈜, ㈜동우화인켐, ㈜크몽, 이디엠에듀케이션㈜, 현대드림투어㈜, ㈜멀티캠퍼스, ㈜트리플하이엠, 메조미디어㈜ 등 10개 기업을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했다.
열교환기 제조업체인 동화엔텍은 아이가 있는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간선택제(본인의 필요에 따라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늘리는 제도)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편광필름 등을 만드는 ㈜동우화인켐의 근로자들은 연가 외에 재충전을 위한 ‘리프레시 휴가’를 매년 8∼12일씩 활용하고 있다. 김덕호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직원이 직접 평가한 점수로 선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