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관련법안 10여건 계류 기기 출고가 인하 유도 못해… 가계 통신비 ‘절반의 절감’ 그쳐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조정(20→25%)과 3만 원대 ‘준(準)보편요금제’가 확대되면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일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기 가격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 새로 꾸려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비의 한 축인 기기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삼성 갤럭시 노트9의 출고가는 109만(128GB)∼135만 원대(512GB)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고 사양을 기준으로 전작 갤럭시 노트8(125만 원대)에 비해 약 10만 원(7.3%) 올랐다. 애플 아이폰X(155만 원대)와 LG전자 V35(104만 원대) 등의 가격도 모두 100만 원을 넘으며 각각 전작보다 10∼38% 상승했다. 반면 최근 인도에서 출시된 샤오미의 포코F1은 갤럭시 노트9과 스펙은 엇비슷하지만 가격은 3분의 1로 책정돼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주문 폭주 현상이 빚어졌다.
이 같은 추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통신서비스물가는 지난해 말 시행된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에 힘입어 1분기(1∼3월) 99.56, 2분기(4∼6월) 98.92 등 하락세를 보였지만 통신장비물가는 1분기 101.52, 2분기 104.86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장비에 대한 가구당 월 지출은 3만1943원으로 2016년 1만5653원보다 1만6290원(104.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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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관계자는 “전체 통신비 중 절반인 통신서비스 비용에만 초점이 맞춰진 현행 통신비 인하 논의가 기기 출고가 고공행진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요금은 올 5월 KT를 시작으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각각 3만3000원(선택약정 할인 시 2만4750원)에 무제한 문자메시지 및 통화, 1∼1.3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저가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상당 부분 낮아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