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해찬 대표 국회 연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아래)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야 협치를 강조하며 선거법 개정 협상 등에 나설 뜻을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 대표는 여야 협치와 관련해 “어떤 형식과 주제에도 성실하게 나서겠다”며 “선거법을 포함한 정치개혁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당을 향해 “외교안보 문제에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민생경제 문제도 동서, 좌우가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향후 20년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새로운 경제 번영을 위한 성장동력 마련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노력과 사회통합 △적폐 청산과 불공정 해소 △균형발전 및 자치분권 △한반도 평화경제시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 모델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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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122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할 뜻도 밝혔다. 이전 대상 기관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KOTRA, 기술보증기금,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우체국물류지원단, 우체국시설관리단, 코레일네트웍스, 한국폴리텍대, 한국환경공단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99곳, 인천 3곳, 경기 20곳이다. 근무 인원도 5만8000여 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토 균형 발전을 내세워 추진한 공공기관 이전 논란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는 ‘건국 100주년’이라는 표현을 두 차례나 사용해 1919년 3·1운동과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 기점으로 보는 진보 진영의 역사관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건국’이라는 단어가 언급될 때마다 야유가 나왔다. 이 대표가 “내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하자 일부 의원은 “나라 생일도 모르나”라거나 “에헤, 거참…”이라며 항의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