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DG 120주년 콘서트서 호흡, 조성진 “7년만의 모차르트 협연 기뻐” 작년 원코리아 협연 음반도 발매
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DG 120주년 기념 콘서트’ 간담회에 참석한 지휘자 정명훈(왼쪽)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콘서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지휘자 정명훈(65)은 남북 간 화합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3일 열린 ‘도이체그라모폰(DG) 설립 120주년 기념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최근 북한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북한과의 심리적 거리감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는 통일이 경제적으로 무익하고 불필요하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인으로서 남북이 하나 되는 일(통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어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고 밝혔다. DG는 세계적인 독일 클래식 음반사이다.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남북 합동 공연을 실행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그는 “남북이 함께 공연하려면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얻은 수익금을 북한 어린이들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명훈은 “약 11년 전 당시 13세이던 조성진 군의 연주를 처음 들었는데 그처럼 재주가 뛰어난 연주자를 본 적이 없다”며 “자녀가 잘 성장하면 부모의 마음이 흐뭇한 것처럼 음악가의 가장 큰 기쁨은 후배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성진은 “모차르트 피아노 콘체르토는 2011년 1월 정명훈 선생님이 지휘한 서울시향과 협연했던 곡”이라며 “7년 만에 선생님과 함께 이 곡을 다시 연주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이끌었던 서울시향과의 재회에 대해 정명훈은 “음악감독으로 일하던 때보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옛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이라며 “과거엔 약간의 부담을 안고 자녀를 대하던 부모의 마음이었다면 이번엔 귀엽기만 한 손주를 대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