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소녀 납치해 두달간 감금… 온몸에 문신 새기고 매춘 강요 작년엔 버스안 집단 성추행 발칵… 여성들, 국왕에 대책마련 탄원
트위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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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사회가 10대 소녀를 상대로 벌어진 반인륜적 범죄에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청소년들이 버스 안에서 정신장애가 있는 여성을 단체로 성추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수천 명의 여성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지 1년 만이다.
두 달 만에 집으로 돌아온 피해자 카디자(17)의 팔과 손등, 목, 다리 등 온몸은 끔찍한 범죄의 흔적으로 뒤덮여 있었다.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별과 하트 등 조잡한 그림들로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그녀를 감금한 상태에서 남성들이 강제로 약을 먹여 잠들게 한 뒤 새긴 문신들이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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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범죄가 알려지자 여성들의 분노는 모로코를 넘어 중동·아프리카 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여성들은 “우리 모두가 제2, 제3의 카디자가 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각국 인권운동가들은 모로코 국왕이 직접 피해자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때까지 의료 및 심리적인 보살핌을 제공해야 한다는 탄원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3만여 명이 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튀니지의 한 여성인권단체는 피해자의 문신을 없애고,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비 모금에 나섰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