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챌린저스 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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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지원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파주 챌린저스가 보여준 기적이다.
양승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이끄는 파주 챌린저스가 21일 구의야구장에서 열린 ‘2018 한국독립야구연맹(KIBA) 드림리그’ 서울저니맨 외인구단과의 원정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시즌 15승(2무3패), 승률 0.833. 아직 4경기를 남겨뒀지만 2위 연천 미라클과의 승차는 5경기로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정식 창단 2년차이자 독립리그 참가 첫 해에 일궈낸 쾌거다.
24일 연락이 닿은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만든 결과다. 내 역할은 없다. 독립리그의 특성상 이탈하기 쉬운데, 일년 내내 따라와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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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선순환에는 양승호 감독의 노력이 숨어있다. 양 감독은 선수들의 영상을 촬영해 프로팀 스카우트들에게 이를 직접 전한다. 파주시까지 방문하기 쉽지 않은 스카우트들에게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어필하려는 노력이다.
어려움은 분명히 존재한다. 양승호 감독은 2016년 말, 파주 챌린저스의 창단 초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양 감독이 내건 조건은 ‘선수들에게 회비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연고지인 경기도 파주시의 지원은 필수였고, 시에서도 이를 약속했다. 양 감독은 이를 위해 본인의 급여도 마다했다. 재능기부 형식의 감독 부임이었다.
하지만 창단 3년차, 파주시는 아직 약속한 지원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 양 감독은 “시의회에서 결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물론 유니폼 스폰십이나 배팅 기계 협찬 등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지원이 많지만, 태부족한 실정”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실적으로 독립구단에 뛰는 모든 선수가 프로에 입단하기란 불가능하다. 양승호 감독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양 감독은 선수로 입단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지도자의 길을 열어주려 한다. 실제로 파주 챌린저스 황정립(전 KIA 타이거즈) 코치는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 자격증을 따 배명중학교에 부임했다. 선수 뿐 아니라 지도자의 요람을 만들고 싶은 양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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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