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뜀틀서 사상 첫 금메달 아빠 여홍철은 뜀틀 2연패… 현장서 해설하다 굵은 눈물 쏟아 체조인 “아빠보다 배포 커” 농담 마루 김한솔 8년 만의 체조 金… 24일 남자 뜀틀서 2관왕 도전
여홍철과 여서정은 부녀가 모두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땄다. 사진은 체조를 시작하기 전 어린 시절의 여서정이 아버지 여홍철의 어깨에 올라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 여홍철 제공
자신의 뒤를 이어 큰일을 해낸 딸의 소식을 전하는 아버지는 눈물을 쏟았다. 역사적인 금메달을 목에 건 딸도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 체조의 간판스타로 이름을 날린 여홍철(47·경희대 교수)과 ‘체조요정’ 여서정(16·경기체육고) 부녀였다.
여서정은 아버지가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지킨 가운데 한국 여자 뜀틀 최초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체조 전체로 봐도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이단평행봉 서연희, 평균대 서선앵) 이후 32년 만에 캐낸 금이다.
지난달 월드컵보다 한 단계 아래인 월드컵 챌린지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게 국제대회 입상의 전부였던 여서정은 아시아경기 데뷔전부터 당찬 연기로 큰 무대에서도 강한 ‘스타 기질’을 이어갔다. ‘배포는 아빠보다 낫다’던 체조인들의 말이 농담만은 아니었다.
여홍철과 여서정은 부녀가 모두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땄다. 사진은 체조를 시작하기 전 어린 시절의 여서정이 아버지 여홍철의 어깨에 올라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 여홍철 제공
여서정은 전날 단체전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바로 하루 뒤 자신의 주 종목인 뜀틀에서 무결점 연기를 이어가며 아버지 여홍철(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에 이어 ‘부녀 뜀틀 금메달’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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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게 소감을 전하던 여서정은 아버지가 해설을 하다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이내 울먹였다. 여서정은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땄으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꼭 따서 아빠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며 굵은 눈물을 닦았다.
여홍철과 여서정은 부녀가 모두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땄다. 사진은 체조를 시작하기 전 어린 시절의 여서정이 아버지 여홍철의 어깨에 올라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 여홍철 제공
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