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레슬링대표팀 조효철. 사진제공|대한레슬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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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철(32·부천시청)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대회 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2008년 제주(3위), 2011년 타슈켄트(2위) 아시아선수권에서 입상한 것이 국제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참 오래 전 일이다. 2009년 세계선수권(덴마크 헤르닝) 10위와 아시아선수권 성적을 제외하면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입상기록조차 없던 그가 마침내 자카르타에서 빛을 봤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빛을 보기까지 그 시간이 무척 길었다. 14년 전인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대표팀 코치와 3살 터울인 백전노장이다. 기적의 시작은 지난 4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AG 및 세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에서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단 것이다.
이번 AG에 임하는 조효철의 각오는 특별할 게 없었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럴 만도 했다. 오랫동안 대표팀을 떠나 있었고, 이번 대회 레슬링에선 그레코로만형 67㎏급 금메달리스트 류한수와 77㎏급 김현우(이상 삼성생명)가 가장 주목 받는 스타였다. 22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어셈블리홀에서 열린 레슬링 종목 마지막 날 경기에서도 시선은 AG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현우에게 쏠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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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로 끌려가던 상황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종료 2분30여초를 남겨두고 4점짜리 공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베테랑의 절실함이었다. 결과는 5-4, 짜릿한 금메달. 신장이 10㎝나 큰 딩샤오의 피지컬을 극복한 승리였다. 그는 힘차게 포효하며 그간의 설움을 깨끗이 씻어냈다. ‘감동의 무대’였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