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市와 주민 주도 협의”, 상인들 “갑작스러운 취소 유감”
2015년부터 봄, 가을마다 열렸던 서울 중구의 역사문화테마축제 정동야행(貞洞夜行)이 이번 가을에는 열리지 않는다. 자치구 위주의 축제를 주민 주도형으로 바꾸기 위한 과정이다. 내년 봄 축제를 개최할지도 미지수다.
중구는 “대표적 관광형 축제인 정동야행을 민간 지역협의체에 돌려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번 가을 행사를 열지 않고 지역협의체 주도로 축제 자생력을 키우는 방안을 서울시와 논의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중구는 같은 이유로 ‘중구민 어울림 한마당’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 ‘광희문 문화마을 축제’ 등도 열지 않기로 했다. 축제를 주민들이 주도하도록 해 내년에 새롭게 선보일 방침이다.
정동야행은 2015년 봄 9만 명, 지난해 가을 약 16만 명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관람객 중 구민 비율이 5% 미만에 그치는 등 구민들의 행사로 보기 어렵고 자치구 행정력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선 7기 인수위에서도 ‘개최 횟수를 줄이거나 서울시와 연계하는 방법을 고민하자’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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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 소식을 접한 상인들과 업체 관계자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지난해 중구와 함께 행사를 준비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기획자들이나 청년 예술가들이 좋은 무대에 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였다. 행사 두 달 전에 갑자기 미개최 소식을 들어 아쉽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