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일간 7614억어치 팔아 한국시장 영향 제한적 평가속 신흥국 투자심리 악화 가능성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80%(18.11포인트) 떨어진 2,240.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 2일(2,219.67) 이후 약 15개월 만의 최저치다. 장 초반 2,218.09까지 떨어졌지만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하락 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이날 2400억 원 이상 순매도하는 등 9일부터 5일 동안 약 7614억 원어치를 팔아 하락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1.99% 하락한 4만425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흥국 시장도 금융위기 확산 우려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22개 신흥국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FTSE 신흥시장 지수는 전날 대비 2.1% 떨어진 501.16으로 마감해 올해 고점 대비 19.7% 하락했다. 증시가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으로 분류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정책을 앞두고 있어 금융위기가 신흥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전망했다.
기초체력이 튼튼한 한국 시장은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신흥국 투자심리 악화에 도미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6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금도 이달 들어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수급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불안이 심화돼 원-달러 환율이 1190원까지 오르면 코스피는 2,150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