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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CEO]산란계 사료 특화생산 결실… 양돈-공장건설로 사업 확대

입력 | 2018-08-14 03:00:00

배합사료 생산 현대사료




국내 사료업계의 산증인인 문철명 현대사료 대표는 국내 최초로 익스팬딩(expanding) 공법을 도입해 이를 보편화시켰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용인=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코스닥 상장사인 배합사료 전문 기업 현대사료는 작지만 강한 회사다. 충남 천안의 공장은 연산 35만 t 규모로, 지난해 전체 배합사료 생산량 1891만 t의 1.8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수익성은 업계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나 순이익률 모두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최근 경기 용인시 수지구 분당사무소에서 만난 이 회사 문철명 대표(76)는 그 비결로 산란계(계란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하는 닭) 사료에 특화한 생산시스템을 꼽았다.

이 공장의 산란계 생산 비중은 70% 정도. 이는 국내 전체 산란계 사료 물량의 7% 수준이다. 문 대표는 “140만 마리를 기르는 산란계 농장 등 오래된 대형 거래처가 많다”고 자랑했다.

대형 산란계 농장과의 거래는 쉬운 일이 아니다. 농장마다 사육 시설과 환경이 다르고 요구하는 사료도 차이가 있다. 현대사료는 다양한 농장별 요구를 고려해 맞춤형 사료를 공급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여 왔다. 대기업 사료공장에 비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사료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료 저장시설인 ‘벌크통’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다. 농장별 맞춤형 사료를 미리 생산한 뒤 벌크통에 넣어두려는 목적이다.

문 대표는 “현재 사료공장 가운데 가장 많은 99개의 통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달 중 50개를 더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란계 사료 생산에 집중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16년 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거래 농장들이 닭을 대거 도살처분하면서 매출이 급감하는 피해를 봤다. 문 대표는 “올해 안에는 과거 판매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요즘 관심사는 공모자금 약 100억 원을 활용한 신규 사업 진출이다. 현재까지는 양돈 농장 인수나 새로운 공장 건설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문 대표는 “양돈 농장은 축산업 가운데 그동안 꽤 괜찮은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신규 공장 건설은 현 천안공장과 함께 운영하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고 소개했다.

1960년 서울대 축산학과에 입학한 문 대표는 축산업계의 산증인이다. 1968년 대학 졸업 후 수도미생물판매(현 녹십자)에 입사한 뒤 삼우화학공업, 은성산업 등을 거쳤다. 1983년 친동생처럼 아끼는 후배 김종웅 부사장과 함께 현대사료를 창업해 지금까지 잡음 없이 동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용인=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