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진전-경영철학 재조명
고 최종현 SK 회장(왼쪽)이 1986년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자본과 기술, 인재 모두 부족하던 1973년 선경(현 SK)을 세계 일류 에너지·화학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불가능한 꿈’이라는 평가가 더 많았지만 최 회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동 지역 왕실과 석유 네트워크를 쌓는 등 치밀한 준비 끝에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했다. 1983년부터는 성공 확률이 5%라는 해외 유전 개발에 도전해 그 이듬해 북예멘 유전 개발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이 무자원 산유국 대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석유산업에 이어 정보통신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최 회장은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에 투자하고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이동통신사업을 준비했다.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일면서 사업권 자진 반납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최 회장은 뚝심 있게 도전해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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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인재 양성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인 경영자였다. 1974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은 당시 서울 집 한 채 값보다 많은 해외 유학 비용을 인재들을 위해 썼다. 재단은 44년간 3700명의 장학생을 지원했고 740명에 달하는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했으며 80% 이상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양계 최초 예일대 학장인 천명우(심리학과),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종신교수 박홍근(화학과) 등 세계적 석학이 된 이들은 학술 교류와 민간 외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