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샤이닝리치호 ‘러시아산 위조’ 확인
○ 러시아 원산지 증명서 위조 정황
H사가 지난해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것으로 지목된 또 다른 선박인 진룽호를 통해 무연탄을 수입했을 때 관세청에 제출된 원산지 증명서는 이 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두 증명서는 육안으로 봐도 차이가 적지 않다. 진룽호가 싣고 온 석탄의 원산지 증명서엔 회사명과 함께 이 석탄이 채굴된 탄광과 운송 선박명이 찍혀 있다. 하지만 조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샤이닝리치호의 원산지 증명서에는 탄광명과 선박명이 빠져 있다.
하지만 국내 입항과 하역 과정에서 이 조작된 증명서는 걸러지지 않았다. 문제의 석탄을 수입한 남동발전은 “주는 서류마다 일일이 검사를 할 순 없다”며 “관세청이 특정 서류가 위조됐다고 통보하지 않는 한 추가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의원실에 설명했다. 반면 관세청은 “우범 국가 경유, 우범 수입자가 아닌 다음에야 서류가 갖춰졌는지 확인되면 통과된다. 사후 심사를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검증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 원산지 검증 절차는 무방비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수사해온 세관 당국은 국내에 수입된 일부 석탄이 북한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여러 수입업체의 법 위반 사실도 확인했다. 세관 당국은 10일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여러 수입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원산지 증명서 조작에 대한 진위 확인과 같은 기본적인 절차를 소홀히 한 정황이 나타난 만큼 이번에 확인된 사례 외에도 북한산 석탄이 추가로 반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특위는 “육안으로 봐도 이상한 원산지 증명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입한 발전사와 관세 당국이 묵인 내지는 방조한 게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장관석 / 세종=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