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 혈관 확장돼 혈액공급 줄고 체내 수분량 줄어 혈전 쉽게 발생 외부활동 자제하고 물 많이 섭취… 증상 있을 땐 4시간 안에 병원가야
동아일보DB
○ 무더운 여름엔 뇌경색 위험 높아
뇌중풍이란 뇌경색과 뇌출혈을 아우르는 말이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한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뇌출혈 환자가 더 많았다. 하지만 고혈압약 성능이 향상되고 약물 순응도(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정도)가 좋아져 뇌출혈 환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에는 뇌경색과 뇌출혈이 8 대 2일 정도로 뇌경색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여름 뇌중풍 환자가 겨울 못지않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도 이때 뇌경색 환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호성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장은 “더우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이 확장하고, 이로 인해 혈압과 혈류 속도가 줄어 혈액 공급이 잘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더위로 인한 탈수로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면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혈전이 쉽게 생겨 뇌혈관이 잘 막힌다. 또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줄면 저관류성(장기를 통과하는 혈류가 감소하는 현상) 뇌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
○ 꼭 기억해야 할 단어, FAST
FAST는 ‘Face(얼굴)’ ‘Arm(팔)’ ‘Speech(언어)’ ‘Time(시간)’의 첫 글자를 딴 단어다. △얼굴 마비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등 세 가지 주요 증상이 생기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뇌혈관이 막히면 그 순간부터 1분에 200만 개의 신경세포가 죽는다. ‘FAST’에서 ‘T’, 즉 시간을 강조하는 이유다.
남효석 서울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중풍은 발전소에서 집으로 연결되는 전선이 중간에 끊어지면서 정전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전에 없던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뇌중풍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뇌중풍 환자의 25% 정도는 장애를 갖게 되는 만큼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뇌중풍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전문의 진료와 검사를 통해 뇌혈관 협착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흡연과 음주는 뇌중풍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삼가야 한다. 특히 여름철 뇌중풍을 방지하기 위해선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