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차별’ 소송과정서 베일 벗는 입학사정 시스템
“‘입학처장 리스트(dean‘s list)’가 뭡니까?”(변호사)
“(학생의) 지원과 관련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확실하게 인식하기 위해 사용하는 겁니다.”(윌리엄 피츠시먼스 미국 하버드대 입학처장)
“하버드대 기부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지원자라면 리스트에 올라갈 수 있나요?”(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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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의 95% 이상을 걸러내는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대의 입학사정 시스템이 베일을 벗었다. 하버드대와 아시아계 단체 연합체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들(SFFA)’ 간의 소송 과정에서 입학사정 시스템의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 5% 바늘구멍의 비밀, 성적+4가지 α
NYT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지원자를 출신지에 따라 미국 20개 지역의 목록으로 분류하고 해당 지역과 고교에 친숙한 입학사정관이 배속된 하위 위원회에 각각 배당한다. 일반적으로 2, 3명의 입학사정관이 지원서의 학업(academic), 비교과(extracurricular), 체육(athletic), 인성(personal), 종합(overall) 등 5개 항목을 평가한다. 교사와 지도교사 추천서도 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지원자가 어디 출신이며, 부모가 하버드대를 다녔는지, 돈이 얼마나 많은지, 학교의 다양성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등이 완벽한 수능(SAT) 성적만큼 중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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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처장 리스트와 ‘뒷문 입학’ 논란도
학교 기부자와 이해관계가 있거나 학교와 관련이 있는 지원자 명단도 ‘입학처장 리스트’ 형태로 별도 관리된다. 동문이 입학 면접관으로 자원봉사하고 지원자인 자녀 이름을 ‘입학처장 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문회 관계자, 기부금 모집 부서 자문을 거쳐 명단의 지원자가 학교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에 따라 등급도 부여된다. 기부금 규모가 클수록 더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피츠시먼스 처장은 “명단의 지원자는 동문회, 장학금 및 대학 발전사업 관계자 가족인 경우가 있고 하버드대 입학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어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지원한다”고 해명했다.
하버드대는 성적은 아슬아슬하지만 대학이 선발하길 원하는 지원자 명단인 ‘Z리스트’라는 명단도 별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2019학년도 신입생 중 연간 50∼60명이 Z리스트를 통해 합격증을 거머쥐었으며 이들의 대부분이 백인이나 동문 자녀 등 입학처장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는 것이다.
○ 아시아계 ‘가지치기’ 했느냐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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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