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려나 서점/요시타케 신스케 지음/고향옥 옮김/104쪽·1만2800원·온다
어릴 적 동네 작은 서점에서 주인 할아버지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막연한 질문에도 할아버지는 주저하지 않고 여러 책들을 꺼내왔다. 베스트셀러 목록 이외엔 책을 추천받기 힘든 요즘 문득 동네의 조그만 서점이 생각난다. ‘있으려나 서점’도 그런 서점 중 하나다.
책에 대한 모든 상상력이 담겼다. 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서점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면? 서점 주인이 추천하는 ‘서점 결혼식’을 읽어보자. 축의금은 도서상품권으로 낸다. 신랑 신부가 입장하면 두 사람의 독서 이력을 소개한다. 주인이 주례를 서고 신부는 부케 대신 책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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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요청하면 서점 주인이 책을 제안하는 큰 틀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희귀한 책부터 책과 관련된 직업이나 명소, 책 관련 이벤트 등 각각의 책 내용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한 번쯤 상상해 봤거나 ‘실제로 이런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로 한국에 처음 이름을 알린 요시타케 신스케의 귀여운 그림체도 두세 번 책을 다시 펴게 되는 이유다.
매일 수많은 신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책들을 분류하고 진열하는 ‘카리스마 서점 직원 양성소의 하루’에서는 그들의 수고로움에 십분 공감할 수 있다. 사람을 책으로 비유하며 “저마다 스토리가 있지만 언뜻 봐서는 그 속내를 알 수 없습니다” “늘 누군가 발견해 주기를 기다리고 안을 들여다봐 주기를 바랍니다” 등의 비유를 담은 ‘책과 같은 존재’에서는 책과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