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 순직장병 눈물의 영결식
“여보, 제발 다시 살아서 돌아와 줘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MUH-1·마린온) 추락 사고로 순직한 장병 5명의 영결식이 열린 23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대강당. 순직 장병의 운구 행렬이 들어서자 영결식장은 일순간 눈물바다가 됐다. 고 김세영 중사(21)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 한 번만 만져보자”며 아들의 관 앞에 쓰러져 오열했다. 김 중사의 여동생도 “우리 오빠 어떻게 해”라며 울먹였다. 부조종사였던 고 노동환 중령(36)의 아내는 두 아이의 손을 꼭 잡은 채 “여보, 보고 싶어”라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해병대사령부는 이날 오전 9시 반 대강당에서 해병대장으로 영결식을 치렀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 군 관계자, 유승민 의원 등 정치권 인사, 해병대 장병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은 “5인의 순직자를 영원한 해병으로 우리 가슴에 묻고자 한다”며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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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전 9시 15분경 김현종 대통령국방개혁비서관이 영결식장을 찾았다가 유족들의 강한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일부 유족은 “조문이 다 끝났는데 이제 와서 뭐 하느냐”며 김 비서관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김 비서관이 “죄송하다”고 짧게 말하자, 고 박재우 병장(20)의 아버지가 “죄송하면 우리 아들 살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박 병장의 고모부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유가족에 대해 공식 입장이나 사과 한 번 제대로 안 한 것이 이해가 안 된다. 현 정부가 세월호 문제를 다루는 과정과 너무나도 다르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순직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병장의 고모 박영미 씨(46)는 “청와대 인사가 공식 조문이 끝난 뒤에야 온 것과 문 대통령이 SNS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 조문과 애도가 아니라 모욕에 가깝다”고 말했다.
포항=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