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프랑스필 8월 악장취임 박지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33·사진)은 이직을 앞두고 있다. 7년간 일한 프랑스 ‘페이드라루아르 국립오케스트라’ 악장에서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합격 통보를 받은 건 올 4월, 첫 출근일은 다음 달 24일이다. 그는 “11월 예정 공연까지 공부하고 있다”며 “‘끼인 시간’은 조금 이상하다. 빨리 단원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변화를 앞두고 그는 긴장보다 설렘이 앞선다고 했다. 처음부터 여유로웠던 건 아니다. 그가 페이드라루아르 국립오케스트라 악장에 선발된 2011년. 지역에선 작은 소동이 일었다. 누군가 ‘꼭 동양인 여성을 악장 자리에 앉혀야 하느냐’며 항의한 사실이 지역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는 “첫 직장이라 모든 게 낯설었고 은근한 텃세도 겪었다. 이제는 유럽 어딜 가나 한국인 단원과 악장을 만날 수 있어 반갑고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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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커플이라 집에선 음악 이야기를 일부러 안 해요. 하지만 현대음악 초연 곡처럼 답이 없을 땐 슬그머니 이야기를 꺼내죠. 수다를 떨다 보면 어느 순간 실타래가 ‘탁’ 풀리거든요.”
그가 꼽은 악장의 장점은 연주자의 다양한 맛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당분간 악장 역할에 충실하면서 ‘트리오제이드’와 솔리스트 활동을 이어가는 게 목표다.
박지윤과 슐만은 다음 달 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더 클래식: 바흐’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피아니스트 원재연도 함께하며,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1만∼3만 원.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