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서 구상나무 종 복원 활동이 펼쳐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연구를 위해 7년 동안 자체 증식한 어린 구상나무 1000그루를 영실탐방로 선작지왓에 심는다고 16일 밝혔다.
시험 식재 이후 생존율과 생육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구상나무 종 복원 매뉴얼 자료로 활용한다. 식재 장소는 구상나무가 쇠퇴한 뒤 제주조릿대가 번성한 곳이다. 어린 구상나무와 제주조릿대의 경쟁관계도 연구 대상이다. 이번 식재에서는 부식이 되는 친환경 특수용기를 사용하는 등 구상나무 묘목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변화를 최소화한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구상나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세계적인 보전 가치를 지녔다”며 “이전 영실탐방로에 시험 식재한 구상나무는 현재 90% 이상 생존율을 보였고 이번 시험식재도 성공을 거두면 구상나무 숲 복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소나뭇과에 속하는 구상나무는 피라미드 형태로 곧게 펴진 늘 푸른 모습, 죽어서도 기묘한 형상 등을 간직해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별명이 있다. 세계적으로 한라산에 가장 광대한 숲을 형성하고 있지만 2006년 738.3ha였던 숲 면적은 2015년 626.0ha로 15.2% 감소했다. 태풍에 따른 뿌리 흔들림과 가뭄, 겨울철 폭설 등 복합적인 기상이변으로 구상나무가 말라죽은 것으로 분석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