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7월 제도개선TF 구성
내년부터 국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들도 이처럼 가상의 저장공간인 클라우드에 있는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은행, 증권사들이 보유한 기존 금융 데이터에 클라우드에 담긴 방대한 규모의 개인정보를 결합해 다양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행 클라우드 관련법은 고객의 신용정보 같은 민감한 정보는 금융회사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없는 스타트업과 신생 핀테크 기업들은 사실상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해외 주요 국가들은 금융회사가 다양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권의 클라우드 활용은 미미한 실정이다. 올해 3월 현재 국내 금융사 38곳이 73개 분야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금융 서비스와 무관한 내부 업무 처리(43.8%), 부가서비스 제공(27.4%) 수준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은 12.9%로 조사 대상 33개 국가 중 27위에 그쳤다. 김정일 DB디스커버 대표는 “해외에서는 클라우드의 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개인정보 규제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클라우드 활용이 확대되면 신생 핀테크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신생 기업들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금융 상품 비교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본부장은 “앞으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기간이 절반 정도로 단축되고 금융 상품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혁 gun@donga.com·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