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기 맞아 ‘톈안먼 주역’ 왕단 인터뷰 “국제사회, 中과 맞서기를 꺼려… 한국정부도 성명 발표한 적 없어 中 인권상황 악화돼가는 것 같아”
1989년 중국 톈안먼 시위의 주역이고, 그 후로도 민주화 운동가로 계속 활동하고 있는 왕단(49·王丹·사진)은 지난해 수감 도중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톈안먼 동지’ 류샤오보의 비극이 “국제사회의 철저한 무관심의 결과”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류샤오보의 1주기였던 13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은 악화돼 가기만 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왕단은 동아시아의 대표적 민주국가인 한국이 보인 ‘냉담함’에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류샤오보의 죽음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없다”며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지킬 의무가 있는데, 그러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그는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도 류샤오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고 있지만 중국에 돌아갔을 때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이를 논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이야말로 “중국이 서방 세계의 민주국가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광고 로드중
왕단은 1990년대 중국에서 ‘정부전복음모’ 혐의 등으로 총 7년간 두 차례 옥고를 치르고 1998년 미국으로 추방됐다.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대만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지난달 초 워싱턴에 중국의 정치·사회를 연구하는 싱크탱크 ‘대화중국(對話中國)’을 설립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통해 힘을 모으고 싶다”며 “중국의 정책과 인재 양성 면에서 민주적 변화를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류샤오보의 아내인 류샤(劉霞)가 최근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독일로 간 소식에 대해 왕단은 “중국 당국의 그동안 조치는 비이성적이었다”며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류샤를 두고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한 예술가와 같다”고 평가한 그는 “류샤는 정치엔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저 남편을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그(남편)를 지금껏 지지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