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두번째 친서’ 이례적 공개
○ 폼페이오 ‘빈손 방북’ 논란에 ‘김정은 친서’ 맞불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차 방북’(6, 7일)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했다. 그가 평양을 떠난 직후 북한은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를 들고 왔다”며 미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북한 측은 12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북-미 실무회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노쇼(no show) 파문’까지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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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편지는 (아첨하는) 미사여구(flowery language)만 가득했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의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친서 한글본에는 ‘각하’라는 표현이 6회, 영문본에서는 같은 의미의 ‘Your Excellency’가 5회 사용됐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연구원은 한 인터뷰에서 “워싱턴과 평양은 (비핵화 진전을 위한 미래 얘기가 아니라) 지나간 과거 얘기만 하는데 그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조미(북-미) 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 번 상봉을 앞당겨 주리라고 확신한다”고 적어 향후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는 북-미 관계의 개선, 즉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어떤 우호적 조치를 취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 북한 측이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때 종전선언을 요구한 것처럼 ‘이제 공(후속 조치)은, 북한이 아닌 미국 코트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방문 중인 영국 버킹엄셔 총리 관저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친서를 언급하며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면서도 “(비핵화 협상의) 과정은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것보단 더 길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는 여전히 실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 미국 바람맞혔던 북한, 15일 회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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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북한이 역제안한 15일 장성급 회담을 미국이 받아들임에 따라 양측은 회담의 격을 높여 판문점에서 마주 앉게 됐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그들(북한)이 연락해서 일요일(15일)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회담)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