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난기류]‘비핵화 골든타임’ 놓치나 우려 커져
○ 백악관 내부 “폼페이오 실패했다”
기대를 모았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6, 7일 평양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실패로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CNN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폼페이오가 방북 후 “진전이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백악관 내부 평가는 부정적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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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 기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확신하듯 얘기했으나 만남이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에 싱가포르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가수 엘턴 존의 ‘로켓맨’ 노래가 들어 있는 CD도 건네주지 못하고 다시 가져와야 했다고 전했다. 당시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이라 불러서 신경 쓰였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CNN은 전하기도 했다.
북-미는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아직 후속 회담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쉬울 줄 알았던 미군 유해 송환이나 종전선언 문제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김정은이 “가을 초”라고 했던 평양회담도 안갯속
북-미가 비핵화 디테일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남북 정상이 합의한 ‘가을 평양회담’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남북이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한때 “가을 회담이 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4·27선언에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는 문구를 넣은 지 약 한 달 만인 5월 26일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과 재회한 김정은은 “가을 초 평양에 오시면 잘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정부 일각에서는 8월 개최설도 들렸다. 북한의 70주년 정권수립일(9월 9일), 러시아 동방경제포럼(9월 11∼13일), 유엔총회 개막(9월 18일) 등 일정을 감안하면 9월이 아닌 8월 말로 회담을 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입추(8월 7일)를 감안하면 “8월 회담도 가을 회담”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황인찬 hic@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