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도 정상회담]미래번영 협력 ‘비전 성명’ 채택
손잡은 韓-인도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10일(현지 시간) 뉴델리 대통령궁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 부부, 나렌드라 모디 총리(오른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델리=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단독·확대 정상회담과 오찬, 공동 언론발표를 갖고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 이어 한-인도 미래비전전략그룹 설립, 한-인도 무역구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두 정상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의 새로운 미래 번영 방향을 담은 ‘한-인도 비전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인도는 한국을 신동방정책의 불가결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도 신남방정책의 핵심 축인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며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인도는 2015년 모디 총리 방한을 계기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문 대통령의 인도 일정 중 11개의 일정을 함께할 정도로 각별한 예우를 한 모디 총리는 한국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이룩한 경제 사회 부문의 진전은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말로 “다시 만나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어제 지하철을 함께 타면서 국민들과 소통하며 공감하는 정치로 높은 지지를 얻고 계시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다”고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혁신성장 분야에서 인도와 공조를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8대 선도사업’ 중 정보통신기술(ICT), 로보틱스 등 신산업 분야 협력을 위해 뉴델리에 ‘한-인도 혁신협력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것. 또 한-인도 미래비전전략그룹을 통해 ‘고용 미스매치’로 고급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헬스케어 분야 국내 벤처기업들과 인도공과대(IIT) 등 인도의 고급 정보기술(IT) 인력풀을 연계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의 인도 현지시장 진출 지원 방안도 마련됐다. 우선 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양국 간 무역구제협력회의가 신설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인도는 세계에서 반(反)덤핑 등 수입 규제 조치를 가장 많이 발동하는 나라”라며 “수입규제 현안 협의 채널을 개선하고 국내 기업에 대한 반덤핑 등 무역구제 조치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와대는 인도 정부에 “뭄바이 남부해안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디 총리의 관심을 당부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한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기업의 인도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의 조기 성과 도출과 조속한 타결을 모색하기로 했다.
뉴델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