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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훈련 중단·개혁 표류·기강 흔들… 軍 어디로 가나

입력 | 2018-07-11 00:00:00


정부는 내년부터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한국 단독의 태극을지연습과 한미 연합 프리덤가디언연습으로 분리해 실시한다고 어제 밝혔다. 우리 정부가 주관하는 민관군 합동 을지연습을 일단 올해는 잠정 중단하되 내년부터는 UFG연습에서 떼어내 우리 군의 태극연습과 함께 실시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태극연습은 10월 호국훈련과 연계해 실시하기로 했다.

군 훈련 통·폐합은 일견 북핵 협상과 상관없이 우리 군 단독 훈련은 계속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보이지만, 한미 연합훈련 중단의 장기화나 폐지 가능성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미국에선 한미 연합훈련 재개 요구가 나오지만, 우리는 외려 한미동맹의 분리를 준비하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북핵 협상이 결렬돼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될 경우 혼선이 불가피한 데다, 당장 북한에는 연합훈련 영구 중단이란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한반도 대화 기류 속에 나오는 군 관련 조치들은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특히 실종된 국방개혁은 방향 잃은 우리 군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당초 5월 확정할 예정이던 ‘국방개혁 2.0’은 아직도 최종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올해로 예정된 1·3군 통합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계획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병력 감축과 복무기간 단축은 예정대로 추진한다지만, 북핵·미사일에 대응하는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방어·대량보복)’ 구축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더욱 앞당긴다고 한다.

이런 혼란 속에 지휘부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시동도 걸지 않은 터에 우리 군이 무장해제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도 지휘부는 아무 원칙도 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입’부터 불안하다. 장성들의 잇단 성(性)군기 위반사건이 벌어진 와중에 송 장관은 시대착오적인 여성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러니 영(令)이 설 리 없고, 기강은 더욱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안보 격변기에 군의 대응도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바뀔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북관계 개선기가 되면 늘 ‘평화배당금(peace dividend)’이란 명목으로 군사에 투자된 자원을 민생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도 거세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국가안보의 최후 보루인 군만큼은 중심을 확고히 잡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