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문을 여는 ‘레스케이프’는 프랑스 파리를 테마로 한 객실 디자인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레스케이프 제공
8일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시내 호텔 399곳 중 88곳이 중구에 위치해 있다. 서울 안에 있는 호텔의 22%가 중구 안에 밀집해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이미 포화 상태인 서울 중구에 이달 들어서만 신규 호텔 두 곳이 문을 연다. 1일에는 중구 을지로에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이 개장했고 19일에는 중구 회현동 1가에 신세계그룹의 첫 독자 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가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호텔의 ‘L7’ 명동은 투숙객을 대상으로 서울시내 인력거 관광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호텔 제공
관광 배후 수요가 풍부한 중구에 호텔이 몰리면서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호텔들은 독특한 콘셉트의 객실과 레스토랑, 부대시설 등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레스케이프는 19세기 파리 귀족사회에서 영감을 얻은 이색적인 호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명 호텔 인테리어 전문가가 작업한 객실 디자인,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명동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바(Bar),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세계적인 레스토랑과 제휴한 F&B(음식 및 음료) 등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도 호텔 인근의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을 걷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신라호텔 제공
아예 직접 관광 콘텐츠를 마련한 호텔도 있다.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L7’ 명동은 인력거를 타고 시청과 청계천, 덕수궁 돌담길과 한옥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며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아띠 인력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도 6월 투숙객을 대상으로 호텔 인근의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을 걷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신라호텔 관계자는 “전문 해설사와 남산을 걸으며 한양도성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는 이번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 9월 중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등으로 한국을 찾는 사람이 단체관광객에서 개별관광객으로 바뀌면서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콘셉트의 호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호텔이 밀집한 중구에서는 독특하고 유일한 테마를 앞세워 경쟁력을 높이려는 호텔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