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첫 진보성향 단체장 시선집중 “다 갈아엎나?” “예산 많이 따오겠지” 출범 앞두고 연령대별 반응 엇갈려
대구·경북 지역의 첫 더불어민주당 단체장인 장세용 구미시장(앞줄 왼쪽)이 2일 구미시 원평동 침수 우려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장 시장은 취임식 대신 태풍 피해에 대비한 현장 점검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구미시 제공
이런 구미에서 사상 최초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선출되는 이변이 생겼다. 대구·경북을 통틀어 사상 첫 진보성향 단체장이다. 그런 만큼 신임 장세용 구미시장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다 갈아엎는 거 아이가?”
민선 7기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시 지산샛강생태공원. 팔각정에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에게 “장 시장이 취임하면 어떨 것 같으냐”고 기자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시민들은 대체로 장 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특히 연령대별로 반응이 엇갈렸다. 장 시장에 대해 젊은층은 주로 긍정적인 전망을, 중년층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장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로 젊은층의 지지를 받았다. 구미 27개 읍면동 가운데 장 시장이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를 제친 11곳은 주로 구미 국가산업4단지 등 공단이 있거나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이어서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다. 일례로 장 시장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인동동(8263표)의 주민 평균연령은 34.5세로 구미시민 평균(37.4세)보다 낮다.
인동 동락공원에서 만난 김준현 씨(33)는 “구미는 24년간 보수 성향의 시장이 집권하는 동안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주력사업을 수도권이나 해외로 이전하면서 지역 경기가 계속 나빠졌다. 여당 시장인 만큼 정부 지원을 많이 받아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 장 시장이 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50대 이상 연령층에선 장 시장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 많았다. 봉곡동 주민 서모 씨(57)는 “장 시장이 당선 초기부터 새마을운동테마공원과 박정희유물관도 취소하고, 새마을과도 이름을 바꾸기로 하는 등 ‘박정희 지우기’ ‘새마을 지우기’에 나서고 있지 않느냐”며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전임 시장들이 해놓은 사업을 무조건 바꾸는 것은 문제다. 진보와 보수를 모두 보듬는 포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