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진전, 시진핑 역할론 강조… 주내 방북 구체적 시간표 제시할듯 매티스, 26일부터 中-韓-日 방문… “中 전략적 야망 뭔지 살펴볼 것” 日매체 “시진핑, 다롄 회동때 김정은에 종전선언 보류 촉구”
○ 폼페이오 “중국 주시하겠다”
25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핵 해결과 관련해 ‘시 주석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비핵화 디테일 싸움에서 시 주석의 전폭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주시하겠다”면서 경계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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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비핵화 논의의 판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은 26일부터 2박 3일간 중국 방문을 시작으로 28일 한국, 29일 일본을 차례로 찾는다. 미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5일 미국의소리(VOA)는 매티스 장관이 시 주석과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순방 직전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전략적 야망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유예와 관련해선 “추후 이어질 (대북) 협상이 (훈련 중지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킬지 두고 보자”고 했다. 북한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한미 연합훈련을 재가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구체적인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북한 핵무기의 해외 반출 등 국방 기술적 문제가 논의되어야 하는 만큼 지금까지 북-미 협상에서 빠져 있던 매티스 장관이 지금부터 비핵화 논의에 가담할 수도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25일 익명의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우리는 북-미 회담 합의문 이행과 관련해 북한에 구체적인 요구사항(asks)과 시간표(timeline)를 건넬 것”이라며 “북한이 신뢰할 만한 태도를 보이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시진핑, 김정은에 종전선언 보류 촉구
미국의 우려대로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서 꾸준히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25일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7, 8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의 당사자인 중국을 거치지 않고 미국과 북한이 직접 한반도와 관련된 중대한 결정을 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당시 “종전선언에는 중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이를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거듭 북측에 강조했다는 것. 실제 북-미 공동성명에는 예상과 달리 한반도 종전선언 관련 내용이 한 줄도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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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중국은 대북 경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자국 내 해외투자 합작업체들의 운영실태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이 북-중 교역 관련 공장 운영 재개와 함께 북한 근로자 고용 확대에 나선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중국이 향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 지원’이라는 당근을 적극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한기재 기자 / 도쿄=김범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