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해참총장’ 부친 손원일 제독, ‘해군의 어머니’ 모친 홍은혜 여사 생전 들려준 이야기 가사에 담겨… 26일 해군 호국음악회서 초연
초대 해군 참모총장인 고 손원일 제독의 장남인 손명원 손컨설팅컴퍼니 대표가 자신이 만든 군가인 ‘대한민국 해군아’의 악보를 든 해군 수병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 창설 주역으로 초대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고 손원일 제독(1909∼1980)과 ‘해군의 어머니’ 고 홍은혜 여사(1917∼2017)의 장남 손명원 손컨설팅컴퍼니 대표(77)가 자신이 만든 군가를 해군에 기증한다.
해군은 24일 “손 대표가 만든 군가 ‘대한민국 해군아’가 26일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호국음악회’에서 기증 및 공식 초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이 군가 1절 가사엔 홍 여사가 손 대표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홍 여사는 생전 아들에게 1948년 해군 창설 당시 열악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해군 주둔지인) 진해 흙길을 고무신을 신고 행진하던 해군 장병들 모습이 선하다”고 했다.
또 “썩기 직전 감자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지만 벚꽃은 어김없이 피었고, 아무리 힘들어도 장병들은 우렁차게 군가를 불렀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1절에 다음과 같이 담겼다. ‘진해 흙길 걷던 때 벚꽃 바람 날릴 때 너의 우렁찬 목소리 대한민국 해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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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6·25전쟁 당시 해군 어린이 음악대 단원으로 활동했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이 노래를 작사, 작곡했다. 홍 여사의 2016년 백수 축하 행사 당시 해군 성악병들이 이 노래를 처음 불렀고, 홍 여사의 의견을 담아 보완 작업을 거쳤다. 홍 여사는 이화여전(현 이화여대) 음악과 출신으로 1946년 한국군 최초의 군가인 ‘해방행진곡’을 작곡했다. 이 노래 작사가는 남편 손 제독이었다. 홍 여사는 한국 해군 최초의 전투함이자 ‘백두산함’ 구입 자금 마련을 위한 모금 운동에 앞장서는 등 해군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돌아가시기 전) 100세가 되신 어머니께 이 노래를 들려드렸더니 해군과 함께해 온 세월이 생각나신 듯 펑펑 우셨다”며 “이 노래엔 부모님의 해군에 대한 평생의 사랑이 그대로 담겼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