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야산서 8일만에 시신 발견, 수풀 속 알몸상태로… 부패 심해 자살한 용의자 車 세운곳 300m 부근… 산으로 유인-공범 가능성 배제 못해 “金씨, 여고생 만날때 휴대전화 끄고 귀가후 車세차 - 옷 태운뒤 다시 켜 CCTV 없는 옛 도로 이용해 이동”… 경찰, 유전자 분석 통해 경위 조사
○ 발견된 소지품은 립글로스 1개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시신을 경찰이 수습해 옮기고 있다. 경찰은 16일 아르바이트를 갔다가 실종된 여고생의 시신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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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김 씨 차량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도 시신을 8일 만에 발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가 숨졌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졌고 통신수사 등으로 수색 범위를 넓히면서 찾아냈다”고 말했다. 시신이 발견된 야산 정상부는 경사도가 70도 이상이고 잡목과 수풀이 우거진 상태다. 이날도 수색용 경찰견이 흔적을 찾아내면서 가까스로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옮기기에는 산길이 매우 험하다. 김 씨가 산 정상까지 유인했거나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A 양인지 확인하는 한편 시신 부검과 정밀감식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김 씨 차량 안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등의 유전자 분석 결과는 빠르면 25일 나올 예정이다.
용의자 김 씨는 지석리에서 태어나 20대에 강진읍으로 이사갔다. 화물차를 몰아 돈을 벌었고 3년 전부터 부인과 함께 보신탕집을 운영했다. 그는 최근 식당을 비롯해 집과 농장(약 2400m²) 등을 팔려고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석리에서 만난 마을 노인들은 “김 씨가 평소 개를 사러 자주 마을에 왔는데 성격이 좋았다”고 말했다.
○ 김 씨, 휴대전화 꺼놓고 CCTV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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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가 새로 난 왕복 4차로 도로를 피해 왕복 2차로인 옛 도로를 이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새 도로에는 40km 구간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10여 개 있지만 옛 도로에는 1개도 없다. 김 씨가 의도적으로 CCTV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16일 오후 11시경 A 양의 어머니가 찾아오자 가족들에게 “불을 켜지 말라”고 말한 뒤 뒷문으로 달아났다. 이어 17일 오전 6시경 집에서 1.5km 떨어진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강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