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표 교육개혁’ 쟁점 분석
○ 고교 학점제, 학교 등 격차 해소가 관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고교 학점제 수강신청 프로그램 시연회’를 열었다. 올해부터 고교 학점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전국 105개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부가 개발한 온라인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 자리였다. 고교 학점제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교사들은 “과목 추가는 교사가 직접 해야 하나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고교 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1호 교육공약이다. 대학교처럼 각 고교가 학생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면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일정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2년부터 고교 학점제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도 고교 학점제 도입에 적극적이라 고교 학점제 도입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 로드중
○ 자사고, 외고 재지정 문턱 높아질 듯
올해 고교 학점제를 시범 시행하는 전국 105개 고교 교사들과 17개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한 ‘고교 학점제 수강신청 프로그램 시연회’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교육부가 법령을 개정해 자사고, 외고를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 교육청이 5년마다 이뤄지는 자사고, 외고 재지정 평가를 엄격히 해 지정을 취소하고 교육부가 이에 동의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문제는 학부모 반발이다. 여전히 자사고, 외고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이 적잖다. 학교 선택권과 학교 운영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많다.
광고 로드중
반면 진보 교육의 상징인 혁신학교는 확대될 예정이다. 진보 교육감들이 공약에서 밝힌 숫자만 합쳐도 2022년까지 혁신학교 100개 이상이 새로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혁신학교는 2009년 당시 경기도교육감이던 김상곤 부총리가 처음 도입했다. 현재 1340곳으로 전체 초중고교의 약 11%다. 그간 보수 교육감이 있던 울산 대구 경북에만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번에 울산에서 첫 진보 교육감이 나오면서 울산에도 혁신학교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토론식 수업을 안착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반면 기초학력이 낮아졌다는 우려도 있다.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혁신학교 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체 고교 평균(4.5%)보다 2배 높은 11.9%였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혁신학교 확대에 찬성하지만 기초학력이 낮다는 문제점은 교과과정을 강화해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