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생기며 5호선 출구 재공사 서울교통公 “철거 시설물 보상을” 市 “공용 시설… 선례 없는 요구”
사람들이 서울 송파구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 방향 통로를 걸어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9호선 공사 과정에서 철거된 3번 출구 관련 시설물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연결통로와 환승통로는 지하철 승객이 보기에는 그저 공공 시설물이다. 그러나 이들 시설물, 특히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소유를 놓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씨름을 벌이고 있다.
공사는 올 2월 3번 출입구 관련 시설물의 자산 구분을 시에 요청했다. 3번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등의 재산권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3월 시는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9호선 승강장에서 3번 출입구로 가는 연결통로, 그리고 환승통로는 시 자산으로 포함할 예정이라는 ‘자산 구분 계획안’을 공사에 보냈다. 5호선 승강장에서 3번 출입구로 가는 연결통로 말고는 시가 예산을 들여 지은 시 자산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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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는 같은 달 16일 “보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3번 출입구는 공사와 사전 협의해 철거한 데다 새 출입구도 9호선 이용객만이 아니라 5호선 승객도 이용하기 때문에 공용시설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환승역을 만들 때 기존의 시설물을 철거했다고 보상한 선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공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달 24일과 이달 7일 재산권 협의를 하자고 시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2010년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할 때 지하철 5호선 오금역과 8호선 가락시장역 사례를 들었다. 당시 새로 생긴 출입구, 환승통로, 연결통로 등의 시설물 소유는 5, 8호선을 운영하던 도시철도공사(지난해 공사로 통합)가 가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상 공방은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운영 주체가 달라서 벌어진다. 공사는 1∼8호선을 직영한다. 반면 외부 사업자가 위탁 운영하는 9호선의 자산은 이를 직접 건설한 시 소유다. 지하철 9호선 확장 연결공사 과정에서 벌어진 ‘자산 다툼’은 올림픽공원역뿐만 아니라 8호선 석촌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공사 측 관계자는 20일 “재무제표에서 공사 자산이 멸실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는 “해당 구역에 연결되는 전기·통신·기계설비상 시 자산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관리 권한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사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