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질환 / 회전근개파열
연세건우병원 어깨수술팀을 이끄는 문홍교 원장과 하승주 원장은 회전근개파열 치료 난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연세건우병원 제공
의학에서도 난제 해결은 현재진행형이다. 대표적인 게 암과 에이즈 치료이고, 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어깨 전문 의료진은 회전근개파열 치료 난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바로 문홍교, 하승주 연세건우병원 어깨수술팀 원장이다.
관절내시경 도입 후 회전근개파열 치료는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광범위 절개로 인한 통증과 긴 입원 부담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난제로 여겨지는 게 바로 높은 재파열 발생률과 재파열 환자의 힘줄 변성 및 소실 문제다. 학계에 보고된 논문에 따르면 재파열 발생률은 낮게는 4%에서 최대 30% 이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재파열된 힘줄 치료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문 원장과 하 원장은 이 난제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문 원장은 “회전근개파열 수술은 그간 재파열을 막기 위해 다양한 봉합법이 제안돼왔다”며 “그러나 이 말은 완벽한 하나의 치료법이 없었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봉합방식은 단일·이중 봉합술이다. 비교적 기술 난도가 낮고 수술시간이 짧아 많이 시행되지만 문제는 파열된 힘줄 봉합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데 있다. 문제는 또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힘줄의 손상뿐 아니라 이로 인해 힘줄이 제자리를 벗어나게 되는데, 따라서 힘줄 봉합에만 초점을 맞춘 단일·이중 봉합의 경우 힘줄과 뼈 사이에 필연적으로 비 접착면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봉합 후 불안정성을 동반해 쉽게 재파열로 이어져왔다. 그리고 재파열 환자의 경우 파열된 힘줄 손상이 심각해 완전봉합이 불가능하며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불완전한 봉합만 가능하다. 이에 필연적으로 심각한 견관절 합병증으로 이어져왔다는 게 문 원장의 설명이다.
무(無)나사 브릿지이중봉합과 힘줄이식술 시행
그렇다면 완전봉합이 불가능했던 재파열 환자의 힘줄 이식은 어떻게 이뤄질까? 문 원장은 “이식술이라고 하면 타인의 간이나 신장 등을 이식받는 장기이식이 떠올라 큰 수술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회전근개파열의 힘줄 이식은 타인의 힘줄이 아닌 화상치료에 사용되는 피부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는 동종진피를 이용한다. 따라서 수술의 한 과정일 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설명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변성이나 소실된 힘줄 크기를 정확히 계측해 크기만큼의 동종진피를 덧대어 1차로 봉합한다. 다음 일반 파열 환자와 마찬가지로 브릿지 이중 봉합을 시행하고 정상적인 완전봉합을 한다. 따라서 재파열로 인한 광범위 파열, 힘줄 변성 및 소실 환자라도 얼마든지 완전봉합을 통한 증상호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문 원장은 지난 61차 대한정형외과 추계학술대회에서 힘줄이식술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회전근개파열 힘줄이식 전과 후의 X선 촬영.
문 원장은 “보편적인 줄기세포 치료는 자가지방 줄기세포와 골반골수 줄기세포 치료”라며 “자가지방 줄기세포의 경우 마취 후 복부나 엉덩이 지방조직에서 채취하기 때문에 수술을 포함해 두 번의 마취가 필요하고, 채취한 부위 통증이 심하다. 골반골수 줄기세포 역시 수술 전 채취를 별도로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역시 해당부위 통증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우리가 시행하는 줄기세포 치료는 힘줄 봉합 시 뼈에 실을 삽입하기 위해 작은 구멍을 만들게 되는데, 이때 상완골 골수 줄기세포를 채취해 수술과 동시에 줄기세포 획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봉합을 완료한 즉시 줄기세포 주입이 가능해 기존의 채취에 따른 통증이나 추가 마취 시행 없이 진행되며 시간적인 문제도 없다. 치료에 대한 심리적·비용적 부담이 크게 경감된다”고 전했다.
국제어깨관절경 교육병원지정, 세계어깨의사 스승으로
연세건우병원 견주관절 수술팀은 세계 어깨의사들의 스승으로 불린다. 그 이유는 이들이 회전근개파열을 비롯한 어깨수술에 대한 기술적 개선방안과 우수한 임상예후를 꾸준히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문 원장은 국제 SCI 저널인 KSSTA 논문심사위원 및 세브란스 어깨수술 인스트럭터를 역임했고, 하 원장 역시 AAOS, AAC에서 활동 중이다.
따라서 단순히 오랜 기간 많은 수술 경험이 아닌 꾸준한 연구 성과가 바탕이 돼 연세건우병원은 2017년 국제어깨관절내시경 수련교육병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현재 세계 어깨의사들이 이들의 수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문 원장과 하 원장은 이 같은 성과는 ‘견주관절 전담팀’ 출범에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정형외과에서 특정질환의 전문 진료를 받기란 쉽지 않다. 밀려드는 다양한 환자, 한정된 의사 탓에 한 의사가 어깨, 무릎, 족부 등 다양한 증상의 환자를 만나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연세건우병원 견주관절 전담팀은 오직 견주관절 환자만을 만난다. 이 때문에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환자들 사이에서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알려지며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케이스의 고난도 환자가 찾고 있다. 이로써 의사 개개인의 역량이 높아지고 이를 위한 연구를 통해 꾸준한 학술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두 원장은 팀을 구성한 당시를 떠올리며 “우리가 사실 세계 최고가 되자는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단지 환자들에게 늘 어제보다 더 나은 치료, 최선이 아닌 최고의 결과 제공에 목표를 뒀다”고 말했다. 그러곤 “이를 위해서 달려왔고 현 위치에 서게 돼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환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좋은 치료를 행할 수 있는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