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들-언론 극과극 평가 그린 “美, 거칠게 뛰는 북한 등 올라타” WSJ “비핵화 검증 시작 단계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12일 공동합의문 내용에 대해 미 전문가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날 “미국 역사상 외교성과에 대한 전문가와 언론의 반응이 이토록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고 밝혔다. 우선 이번 합의문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유명무실할 뿐 아니라 일정, 검증, 이행 절차 등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데이비드 애들먼 전 싱가포르 주재 미 대사는 CNBC 인터뷰에서 “나는 회담 성과에 대해 김정은에게 ‘A’(최고 학점), 트럼프 대통령에게 ‘I’(유보 학점)를 줄 것”이라며 “김정은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일정도 없는 비핵화 약속만을 얻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부소장은 “(합의 결과에 따라) 미국은 북한 정권의 등에 올라타는 거친 ‘로데오 경기’(북한이 날뛰는 대로 미국은 흔들리는 신세라는 의미)로 되돌아갔다”며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가 나와 있지만 김정은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양국 간의 길고 어려운 협상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담의 성과는 고위급 협상과 비핵화 검증 절차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될 수 있는 단계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를 보자니 너무 웃긴다. 이들은 북한과의 협상 결과를 깎아내리려 애쓴다. 우리 국가에 최대 적은 바보들이 쉽게 퍼뜨리는 가짜뉴스다”라며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비판적인 언론에 불만을 드러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