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5국 9보(152∼177)
흑 53으로 중앙 백 넉 점을 때려낸 것은 의미심장하다. 당장 잡지 않아도 되는 돌을 말끔하게 잡은 것은 멀리 우변 77의 곳에 패 들어갈 때를 대비해 팻감을 없앤 것. 그 대신 백은 중앙 흑 집을 삭감하며 순조롭게 끝내기를 이어가고 있다.
흑 65, 67도 ‘팻감 만들기’의 일환이다. 이렇게 둬야 팻감의 덩치가 커진다. 우변 패가 엄청난 크기이기 때문에 팻감 역시 그만큼 크지 않으면 안 된다.
흑 69의 응수타진 때 참고 1도 백 1로 반발하는 것은 흑이 우변 패를 결행하고 흑 2, 4, 6을 모두 팻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약간 손해라도 실전처럼 70으로 곱게 참아두는 것이 팻감 면에서 이득이다.
승부를 건 건곤일척의 패싸움이 드디어 시작됐다. 그러나 그간 백의 행보를 보면 이 패를 질 리가 없다는 결론인 듯한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