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모순에 은행권 불만 커져 은산분리 완화없이 핀테크 활성화… 제3 인터넷은행 발표에 시큰둥 일자리 창출 경영평가와 연계… 非대면 거래 느는 시대에 역행 은행고시 부활도 과거 회귀 비판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희망퇴직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은행에 눈치 안 줄 테니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하고 퇴직금을 올려주는 것을 권장할 것”이라며 “퇴직금을 많이 줘서 10명이 희망퇴직하면 젊은 사람 7명을 채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희망퇴직으로 발생한 고용 여력만큼 청년층 일자리를 확대하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금융업은 인력 감축, 점포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 압력이 높기 때문에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인력만큼 신규 채용을 늘리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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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이달 초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현 정부가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당장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기업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자본을 늘릴 때마다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상품 개발이나 대출 확대 등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누가 사업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핀테크가 강화되는 현재의 산업 흐름에 역행하는 금융 정책들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의 일자리 창출 실적을 지표로 만들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이 내부 직원 수를 늘리거나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출해준 실적을 지표로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은행들은 “비대면 거래가 90%를 넘는 은행권에서 고용을 강조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라며 “점포와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디지털 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은행 고시’로 불리던 필기시험이 최근 은행 채용 과정에서 부활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은행권 채용 비리 여파로 은행들은 잇달아 채용 과정에 필기시험을 도입했다.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마련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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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