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대장주’ 아파트도 급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잇단 정부 규제로 재건축 시장이 움츠러든 이후 일반 아파트 시세도 본격적으로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2016, 2017년의 시장 활황기에는 드물었던 급매물이 ‘대장주’로 꼽히는 단지들에서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 강남 재건축 이어 일반 아파트값도 ‘흔들’
시장에서는 강남권 핵심 입지의 단지들에서 전에 없던 급매물이 나오는 데 주목한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아파트의 경우 3월 16억3000만∼16억5000만 원(전용면적 84m² 기준)에 거래됐지만 이달 초부터 15억 원에도 매물이 나온다. 최근 이 지역 전세금 시세가 떨어지면서 과거 갭 투자(고액의 전세를 끼고 아파트 여러 채를 사들이는 투자 방식)로 집을 샀던 일부 주인들의 투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포자이와 함께 반포 지역의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역시 연초 24억 원 정도였던 호가가 최근 22억∼23억 원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이상 기류’는 재건축 시장에서 먼저 나타났다. 연초 매주 1%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4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4월 마지막 주(4월 23∼27일) 0.03% 떨어진 데 이어 지난주까지 매주 내림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 “보유세 인상되면 집값 안정세 본격화”
시장 활황기에는 재건축 아파트가 주변 일반 아파트 시세 상승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3.3m²당 4200만 원 이상의 높은 가격에 분양되는 재건축 단지들이 주변 일반 아파트 몸값을 끌어올리는 식이었다. 반면 최근에는 각종 규제로 고(高)분양가 책정과 재건축 매매거래 등이 제한되면서 인근 일반 아파트를 사려던 수요자들도 지갑을 닫고 시장 향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