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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넥센 핫이슈 김규민의 고백 “1군 선수? 난 아직도 두근거린다”

입력 | 2018-05-23 05:30:00

넥센 김규민은 “오늘 처음 1군에 나왔다는 생각으로 그라운드를 밟는다”고 말한다. 1군 무대를 처음 밟았을 때의 간절함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22일 인천 SK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는 김규민.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군? 주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야구장에 나올 때마다 두근거린다.”


요즘 넥센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단연 김규민(25)이다. 20일 고척 삼성전부터 복귀한 박병호를 비롯해 서건창, 고종욱, 이정후, 김하성 등 핵심타자들의 연쇄 이탈에도 불구하고 넥센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은 것은 김규민의 활약 덕분이다.


김규민은 22일까지 출전한 19경기 가운데 18게임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전매특허인 빠른 발과 주루센스를 앞세워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능력도 탁월하다. 외야와 1루를 모두 소화하며 안정된 수비를 뽐낸 점도 스스로 가치를 높인 요소 중 하나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활용도가 높다. 멘탈(정신력)도 좋고, 정말 공격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012시즌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전체 58번)로 넥센에 입단해 2017시즌까지 1군 통산 14경기 출장이 전부였던 김규민의 활약 비결은 무엇일까. 그와 마주앉아 말 마디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넥센 김규민. 스포츠동아DB

● 왜 이제야 나타났니?


김규민은 넥센에 입단한 지 6년만인 2017시즌에야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입단 초기에도 기량을 인정 받았지만, 번번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어깨가 좋지 않아 재활에 오랜 시간을 쏟기도 했다.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첫해(2015시즌)에는 3군에 있었다. 2016시즌을 앞두고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초대받았지만, 그해 2군 타율이 0.207에 그쳤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때 후배들보다도 못 한다는 생각에 악에 받쳐 화성(2군구장)에 늦게까지 혼자 남아 배트를 휘둘렀다. 잘 치는 후배가 있으면, 토스배팅볼을 올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그때의 노력이 김규민을 바꿨다. 장 감독이 “현역으로 군에 다녀온 뒤 어른이 된 느낌이다. 그 이후에 정말 열심히 하기도 했다. 본인이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넥센 김규민. 스포츠동아DB

● ‘올 뉴’ 김규민으로 재탄생


김규민은 “훈련 방식과 타격폼 등 과거의 모습을 다 바꿨다”고 힘주어 말했다.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자 “올해는 변화구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 2017시즌까지는 변화구를 무리하게 당겨치다 보니 2루수 땅볼도 많았고,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다가 변화구를 받아치면 안 맞더라. 초구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공 두 개를 더 볼 수 있으니 무조건 초구에 노림수를 갖고 들어간다. 1S 이후에 존을 좁혀서 보니 한결 잘 보이더라”고 밝혔다.

넥센 김규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1군? 주전? 나는 여전히 두근거린다”


김규민은 19경기에서 타율 0.416(77타수 32안타)을 기록 중이다. 5월 월간 타율은 0.414(70타수 29안타)로 리그 1위다. 김규민에게 “이제는 2군보다 1군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1군? 주전?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야구장에 나올 때마다 두근거린다. 1군에 물들면 ‘내 플레이’를 못 한다. 항상 ‘오늘 처음 1군에 왔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선다. 그래야 그만큼 간절해지고, 집중도 잘된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는 순간 무너진다. 1군에서 뛴다는 상상조차 못 해봤다. 매 경기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당장에 충실하고, 다음날은 새롭게 집중하면 된다. ‘오늘 꼭 잘해야지’가 아닌, 하던 대로 풀어가다 보면 내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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