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결합시킬 AI에 승부수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대표)이 인공지능(AI) 엔지니어 10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7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삼성 홈IoT&빅스비 미디어데이’에서 “아직 세계적으로 AI 인력이 많지 않은데 이 분야의 좋은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확보해야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AI 분야 기술 발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완제품 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삼성 리서치’ 센터장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 리서치 산하에 ‘AI 센터’를 두고 AI 선행연구 기능을 대폭 강화해왔다. 현재 삼성전자가 확보한 AI 인력은 수백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현재 삼성전자가 AI 기술을 가진 여러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구체적으로 어느 회사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상당히 많은 회사를 검토 중”이라며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AI 기술이 제한적인 만큼 국내외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를 적극적으로 M&A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삼성 제품뿐만 아니라 전구, 센서 등까지 연동하고 제어할 ‘스마트싱스 허브’를 국내 시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만 약 1400만 대 제품에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자기 전 목소리만으로 전등을 끄고 싶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전구나 커튼, 가스 센서 등까지 관리하는 허브가 꼭 필요한 만큼 열린 생태계 형태로 제3자 업체들과 공동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패밀리허브·무풍에어컨·플렉스워시·스마트TV 등 빅스비를 적용해 한 단계 진화한 주요 제품들을 공개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폭 강화된 음성인식 기능으로 가족 구성원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음성 명령만으로 냉장고 안의 음식 리스트를 관리했다. 또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따로 인식해 개별 일정을 안내했다.
음성 명령에 맞춰 집안의 여러 제품이 일괄적으로 제어되는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이용자가 “하이 빅스비 나 집에 왔어”라고 말하자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조명이 켜지고 작동 중이던 로봇은 충전용 거치대로 돌아가는 장면을 시연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