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ZTE 제재 완화 밝힌 뒤 트럼프 관련 인도네시아 사업에 중국 국영기업 투자하기로 결정 민주당 “헌법 위배 소지” 반발 류허 부총리 방미 2차 무역협상… 커들로 “양국정상 우정에 딜 가능”
중국을 무역 적국(敵國)으로 삼아 연일 비판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을 14일 트위터에 올리자 세계 2대 강국의 두 ‘스트롱맨’ 사이에 흐르는 ‘브로맨스’가 주목받고 있다. 두 나라 통상당국 실무자들이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협상이 아직 끝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우정을 운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점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냉전이 두 정상 간의 브로맨스로 녹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브로맨스는 형제를 뜻하는 ‘브러더’와 ‘로맨스’를 엮어 만든 표현으로 남성 간의 우정이나 애정을 의미한다.
○ 트럼프 행정부 곳곳에서 ‘브로맨스’ 언급
트럼프 행정부에서 두 정상의 브로맨스가 언급된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역시 전날인 14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북한 문제 해결에서 보여줬듯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강한 개인적 유대관계를 갖고 있고, 이 덕에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이 언급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시 주석에게 ‘우리는 한 팀’이란 메시지를 보내며 북한을 압박했다. 두 정상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자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리며 일종의 유대감이 쌓였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자 트위터에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다. 좋은 친구, 시 주석이 특히 북한과의 국경에서 미국에 도움을 준 것을 잊지 말자. 그가 없었다면 훨씬 더 길고 힘든 과정이었을 것이다”라며 시 주석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 중국과 트럼프, 사업 커넥션 의혹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전인 4월 중순만 해도 ZTE를 향해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한다”는 엄포를 놨다. 당시 미 상무부는 ZTE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씌웠지만 실은 중국이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첨단기술 기업을 공격한 것이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트위터에 “시 주석과 나는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ZTE가 조속히 사업을 다시 하기를 협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너무나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졌다. 상무부에 일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발표해 미 정계와 기업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뒷거래를 입증할 단서를 캐는 데 집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MNC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골프장과 6성급 호텔을 짓는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 국영 건설사 중국야금과공(MCC)과 (투자) 협정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번 협정이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라는 증거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 중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상품에 수입세를 부과하고 있는 중이라 이번 협정은 타이밍으로 볼 때 어색하다”고 평가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