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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못한 자식… 노인학대 10명중 4명 ‘아들’

입력 | 2018-05-08 03:00:00

배우자-딸 등 친족이 75% 차지
‘老老학대’ 4년새 54% 급증




노인을 학대한 가해자 10명 중 4명은 피해자의 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노(老老) 학대’도 급증하는 추세다.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전국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 29곳에서 총 1만2009건의 노인학대 신고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현장조사 등으로 실제 노인학대로 확인된 사례는 4280건으로 전년보다 12.1%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 1187명, 여성 3093명으로 여성이 훨씬 많았다. 전체 피해자 가운데 치매가 의심되거나 치매 진단을 받은 경우가 26%에 이르는 1114명이었다.

노인학대 가해자 4637명 중에는 피해자의 아들(1729명)이 37.3%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952명·20.5%), 딸(475명·10.2%), 노인복지시설 종사자(392명·8.5%) 순이었다. 사위나 손자, 손녀 등을 포함하면 전체 가해자의 75.5%(3502명)가 친족이었다.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2730건(40.1%)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2131건·31.3%)와 방임(778건·11.4%) 순이었다. 노인 한 명을 두고 가해자가 2명 이상인 경우가 있어 피해자보다 가해자 수가 더 많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고령자를 학대하는 이른바 ‘노노 학대’는 2026건(47.7%)으로 전년(1762명)보다 15% 증가했다. 2012년(1314명)과 비교하면 54.2%나 급증했다. 노노 학대의 가해자는 배우자가 45.7%로 가장 많았고 본인(25.8%) 아들(10.7%) 순이었다. 노인학대가 발생한 장소는 88.8%가 가정이었다. 이어 요양원 등의 생활시설(5.6%)과 공공장소(2.2%), 병원(0.6%)이었다.

보고서에선 “인구가 고령화되고 노인 부부가 증가하면서 배우자의 학대와 ‘자기 방임’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체 노인학대 건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요양원 같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학대는 증가 폭이 작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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