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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높은 실업률에 물가, 금리까지 오른 ‘三重苦’ 서민살림

입력 | 2018-05-08 00:00:00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先物) 가격이 5일(현지 시간) 기준 배럴당 69.72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 1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고 올해 초와 비교하면 15%나 오른 것이다. 조만간 70달러 선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석유 전량을 수입하는 우리 경제로서는 물가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통계청 집계 4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4월에 비해 1.6% 오르는 데 그쳤다. 경제지표상 물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전혀 딴판이다. 감자 값이 작년 대비 76.9%나 올랐고 쌀(30.2%) 호박(44.0%) 오징어(29.1%)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농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외식비, 서비스물가도 크게 올랐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예년의 경우 대체로 상반기에 올랐던 지하철,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과 택시비 인상이 올해는 하반기로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다 대출 금리까지 오름세를 보여 가계부에 주름살을 더한다. 가계 빚이 1500조 원이 넘는 상황에서 8일부터 적용하는 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67∼5.01%로 상단이 5%를 넘었다. 신한 KB국민 KEB하나 등 다른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5%에 바짝 다가섰다. 2001년 이후 17년 만의 최고 실업률에 장바구니 물가는 오르고 갚아야 할 빚 이자는 늘어 이중 삼중으로 팍팍한 서민들의 살림살이다. 웬만큼 소득이 올라도 물가와 금리가 더 올라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게 더 많다. 정부는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물가, 금융, 일자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