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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67’ 기록이 말한다, 한화 지성준의 승부사 기질

입력 | 2018-05-04 13:35:00


요즘 한화 상승세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5년차 포수 지성준(24)이다. 2014시즌 육성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지 5년째인 올 시즌 그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비에선 에이스의 전담포수로, 타격에선 못 말리는 승부사 기질로 팀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서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한화 한용덕 감독과 강인권 배터리코치가 “(지성준을) 한번 지켜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는데, 지성준은 그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3일까지 지성준의 올 시즌 성적은 21경기 타율 0.298(47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2017시즌까지 통산 출장 경기수가 10게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105.2이닝을 소화했는데, 투수가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형의 가치가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데뷔 후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압박이 클 법한데도 그런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의 승부사 기질인데, ‘7회 이후·2점차 이내’일 때 타격 성적은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다.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7회 이후, 단숨에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2점차 이내의 상황은 승부의 분수령이다. 지성준은 이때 무려 0.667(9타수 6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한다. 6안타는 같은 상황에 팀 내 최다 기록이다. 4월 26일 광주 KIA전 9회 역전타와 2일 대전 LG전 끝내기안타 등 9회에 터트린 결승타만 벌써 두 개다.

점수 차에 관계없이 7회 이후로 범위를 좁혀도 지성준의 타율은 0.409(22타수 9안타)로 여전히 높다. 득점권에서도 9타수 5안타, 4타점으로 타율이 0.556에 달한다. 표본이 작지만, 엄청난 클러치능력을 자랑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는 “확실히 초반에는 타석에서 적응이 덜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도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신경을 쓰다 보니 좋아진 것 같다. 처음에는 초구부터 자신 있게 돌렸는데, 어느 순간 공을 오래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꾸준히 경기에 나가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처음에 들떴던 마음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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