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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벨상 욕심 내면 김정은에 백전백패”

입력 | 2018-05-01 03:00:00

NYT-WP 대표 칼럼니스트들 ‘北 완전한 비핵화’에 부정적 전망
“北, 핵보유국 지위 얻게 될것”… “실제 운전석에 앉은 건 김정은”




“북한이 변했다고? 나는 회의적이다.”(니컬러스 크리스토프)

“한국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잡은 것은 북한이다.”(웬디 셔먼)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저명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프와 워싱턴포스트(WP)의 객원 칼럼니스트 셔먼이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회담 성과를 평가하는 칼럼을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게재했다. 크리스토프는 30여 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이고 셔먼은 국무부 차관까지 지낸 정부 관리 출신으로 배경은 다르지만 결론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라는 통 큰 결단을 내린 듯하지만 결코 그의 말을 믿으면 안 된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타고 싶은 욕심에 섣불리 북-미 정상회담에 임한다면 김정은에게 백전백패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한국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역사적인 성공을 이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미국의 양대 여론 주도 신문이 회담 성과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칼럼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크리스토프는 칼럼에서 ‘회의적(skeptical)’이라는 단어를 5번이나 사용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완전한 비핵화’는 큰 의미가 없는 ‘레토릭’(수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불가역적 비핵화’는 서로 다른 문제이며, 전자는 후자에 그 어떤 동력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프는 “한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고 대규모 지원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며 “북한은 드디어 원하는 것을 다 얻었다. 핵무장 국가로서의 지위를 확보했고 경제도 살아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무차관으로 대북협상을 담당했던 셔먼 역시 ‘기대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운전자론을 주장했지만 “실상 운전석에 앉은 것은 북한이며,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를 보면 북한의 의중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이 강조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비핵화 검증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그는 “북한의 핵시설 검증은 가파른 절벽을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미국이 북핵 문제를 다룰 때는 정밀함과 인내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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